사리 수행승에게만 나오나

 

 

 

“사리가 쏟아지고 있다.”

조계종 전 총무원장 정대 스님 사리 200여과, 태고종 종정 덕암 스님 사리 242과. 최근 입적한 큰스님들의 법구(몸)에서 잇따라 다량의 사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리 숫자만큼이나 신비로운 사리가 나타난 것도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정대 스님의 사리는 가장 큰 것이 지름 1.5㎝에 이르고 오색영롱한 빛을 발했다. 덕암 종정의 경우 지 난 11월 27일 꽃같이 여러 가지가 합쳐진 사리 서너 과가 출현했다.

덕암 종정의 습과(사리를 모으는 것)에 참여한 서울 사간동 법륜사 법사 혜준 스님은 "여러 번 습과의식에 참여했지만 이번처럼 꽃처럼 된 희귀한 사리는 처음 보았다 "고 말했다. 덕암 종정은 1930년 금강산 유점사로 출가, 70년 동안 청정비구(독신)로 수행해왔다. 혜준 스님은 "신비한 사리는 수행의 결정체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 "이라는 유명한 법어를 남긴 조계종 전 종정 성철 스님은 지난 1993년 입적, 110여 과에 이르는 영롱한 사리를 남겼다. 당시 큰스님에게서 나온 사리 중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열반한 조계종 전 종정 혜암 스님에게서는 86과의 사리가 출현했다.

사리의 숫자를 수행의 정도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불교계는 반대하고 있다. 수행의 결정체일 뿐 수행의 정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덕암스님]

 

“사리 숫자는 수행 정도 아니다”

스님의 유지에 의해 사리를 찾지 않는다든지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11월 12일 입적한 조계종 원로의원 청화 스님의 사리는 공개되지 않았다. 문도회에서 다소의 논란 끝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4월 조계종 전 종정 서암 스님의 입적 때는 스님의 유언대로 아예 사리를 수습하지 않았다. 한국 근대 불교의 고승인 용성 스님과 경봉 스님도 사리를 남기지 않았다.

사리에 관한 문제는 철저하게 금기의 영역이다. 고승의 사리는 엄연히 현실 속에서 공개되고 있지만 세인의 관심은 여기서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 사리가 어떤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지, 어떻게 사리 형태로 만들어지는지 알기 어렵다. 사리 자체가 불교에서는 신앙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비(화장)가 끝나고 연화대의 불길이 가라앉는 순간 스님의 법구가 있던 곳에는 병풍이 둘러진다. 스님들만 습과에 참여할 수 있다. 다비의식을 이끈 문중의 몇몇 어른과, 입적 스님의 몇몇 상좌(제자)만이 사리를 수습한다.

이런 가운데 비불교인들 사이에 사리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는 일이 종종 있어왔다. 의문점 중의 하나는 일반인도 사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1994년 교통사고로 숨진 경남 고성의 한 할머니의 화장 때 사리가 발견됐다. 또한 1995년 교통사고를 당한 육군 중위를 화장한 유골에서 사리가 발견됐다. 2001년에는 봉화 대각선원을 창건한 불자의 몸에서 사리가 나왔으며, 같은해 성남 약사사를 창건한 불자의 몸에서도 사리가 나왔다. 사리가 나온 고인이 대부분 불자였다는 데서 불교계는 수행이 사리를 만들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광고를 통해 일반인도 사리와 같은 형태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수년전부터 흘러나왔다. 불교의 사리와 맞물려 거부감을 자아내자, 이곳에서는 사리 대신 '영옥 '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당시 자화사리연구소에서 이 화장방법을 고안한 김상국씨는 "어떤 환경에서든 고온 용해를 하면 결정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 "면서 "2,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화장을 하면 팥알 크기의 영옥이 수백 개나 나온다 "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처리하면 도자기처럼 불투명하게 나오지만 옥색-비취색 같은 투명한 것도 나온다는 것이다. 영옥을 만드는 화장은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김씨는 "불교의 다비장에서 열을 서서히 올리고 서서히 식힌다는 점에서 사리가 영옥보다 더 강도가 있다 "고 설명했다.

채식하면 사리 나올 확률 더 높아

불교 다비의식에 오랫동안 참여해온 60대의 ㅂ스님은 "내부온도를 올리는 전통적 비법을 통해 뼈까지 다 녹임으로써 사리가 생긴다는 이야기는 타당성이 있다 "고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사리의 신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 다 "고 말했다. ㅂ스님은 "영옥이란 것을 보았지만 스님의 사리와는 달리 불투명했고 영롱하지 않았다 "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1995년 당시 인하대 분석화학실에서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분석화학실은 백금요법연구학회로부터 사리 1과에 대한 분석을 의뢰받아 성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름 0.5㎝ 정도 팥알 크기의 사리에서 방사성 원소인 프로트악티늄(Pa)과 리튬(Li)을 비롯해 티타늄-나트륨-크롬-마그네슘-칼슘-칼륨 등 12종이 검출됐다. 사리의 경도는 1만5천파운드의 압력에서 부서져 1만2천파운드에서 부서지는 강철보다 훨씬 단단했다고 한다. 인하대 화학과 차기원 교수는 "몸 속에 있는 칼슘-규소 등 금속이온이 산화되면 사리 같은 성분이 생길 수 있다 "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렇게 본다면 일반인에게도 사리가 생길 수 있다 "면서 "그러나 특히 채소에 금속이온이 많기 때문에 채식을 하는 스님들에게서 사리가 나올 확률이 더 높다 "고 설명했다.

인천에서 사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경봉 스님은 "모든 사람에게서 사리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라고 강조하면서 "사리는 과학으로 밝히지 못하는 불가사의한 현상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리의 생성 비밀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신비한 전통 다비비법도 있다. 장성 백양사에서는 한지를 덮은 항아리를 열반한 스님의 법구 밑에 묻은 후 흙을 살짝 덮는다. 다비가 끝나고 한지를 걷으면 신비롭게도 그 안에 사리가 담겨져 있다.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사리는 물길 따라 흐르기 때문에 백양사에서 이런 전통 다비의식을 치른다 "고 말했다. 실제로 근대 고승 만암 스님의 사리도 이런 의식을 통해 수습됐다.

사리의 신비는 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다. 사리가 빛을 내는 방광(放光)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며, 사리 수가 늘어나는 분과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ㅂ스님은 밀양 ㅍ사에서 분과 현상이, 제주도 ㄱ사에서 방광 현상이 일어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출처: 경향신문   2003-12-07 11: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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